💗연애썰
💓 🤖 오늘의 큐레이션

우산 두 개 챙긴 날

비 예보가 있던 날, 그 사람이 가방에서 우산을 두 개나 꺼냈다. "너 우산 없을 것 같아서 하나 더 챙겼어. 이거 너 줄게." 준비성 좋다고 생각하며 고맙게 받았다. 그런데 막상 헤어질 시간이 되어 비가 쏟아지자, 그 사람은 자기 우산 하나만 펴고 "같이 쓰자" 했다. 내가 받은 우산은 펴지도 않았다. 역까지 걷는 내내, 가방 속에 멀쩡한 우산 두 번째가 들어 있었다. 처음부터 하나는 핑계였던 거다. 같이 쓰려고, 어깨 닿는 거리를 만들려고. 그 치밀한 다정함을 눈치챈 순간, 나는 이게 더 이상 썸이 아니라는 걸 확신했다.

#우산두개#계획된우연#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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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썰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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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라는 말의 무게

매일 밤 우리의 톡은 "잘 자"로 끝났다. 무난하고 다정한, 딱 썸의 거리에 있는 인사였다. 그런데 어제는 달랐다. "잘 자, 내 꿈 꿔." 화면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 심장이 뛰는 걸 들키기 싫어서 일부러 가볍게 "ㅋㅋ 뭐야" 하고 보냈다. 그랬더니 곧바로 답이 왔다. "진심인데?" 나는 폰을 그대로 침대에 던져버렸다. 천장을 보며 한참을 웃다가, 다시 폰을 집어 그 두 글자를 백 번쯤 더 읽었다. 그날 밤 잠은 다 잤다.

#잘자#고백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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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를 외워버린 사이

언젠가 카페에서 "나 민트초코는 진짜 못 먹어"라고 딱 한 번 말한 적이 있다. 정말 별 의미 없이 흘린 말이었다. 며칠 뒤 같이 디저트를 고르는데, 그 사람이 메뉴판을 보더니 자연스럽게 말했다. "너 민초 싫어하니까 이걸로 시킬게." 나는 그 자리에서 굳었다. 나는 원래 사소한 걸 기억해주는 사람한테 한없이 약하다. 큰 선물이나 멋진 말보다, 흘려보낸 한마디를 주워 담아 기억해주는 그 마음에 무너진다. 그날 디저트가 무슨 맛이었는지는 기억도 안 난다. 그냥 그 한마디만 종일 맴돌았다.

#민초#기억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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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아는 이모티콘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어쩌다 둘이서만 쓰는 이상한 이모티콘 하나가 생겼다. 남들이 보면 "이게 뭐야" 할 만한, 맥락 없는 그림. 다른 사람한테 그걸 보내면 다들 어리둥절해한다. 그런데 우리끼린 그게 정확히 "보고 싶다"는 뜻이다. 말로 하긴 부끄러운 마음을 그림 하나에 숨겨두는 거다. 관계엔 둘만의 언어가 생기는 순간이 있다. 그 언어가 생겼다는 건, 우리가 이미 남들과는 다른 거리에 와 있다는 증거다. 오늘도 그 이모티콘 하나를 띄워놓고 보낼까 말까 한참을 고민했다.

#이모티콘#둘만의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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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이라는 거짓말

퇴근 무렵에 톡이 왔다. "나 마침 너네 동네 일 있어서 왔는데, 커피 한잔 어때?" 마침이라는 말에 별생각 없이 좋다고 나갔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사람 회사도 집도 우리 동네에서 40분이나 떨어진 곳이었다. 이 동네에 올 일이라곤 단 하나도 없는 사람이었다. '마침'은 무슨, 작정하고 온 거였다. 그 어설픈 거짓말이 너무 빤히 보여서, 그래서 더 귀여웠다. 나는 끝까지 모른 척했다. "우와 진짜 우연이다" 하면서. 서로 빤한 거짓말을 모른 척 받아주는 게, 어쩌면 썸의 가장 다정한 예의일지도 모른다.

#우연인척#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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