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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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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역사썰 게시판 · 2026-06-25

10개의 썰
🙈 흑역사

좋아요 누른 5년 전 사진

새벽 3시, 잠도 안 오는데 짝사랑 인스타를 염탐하고 있었다. 위로, 위로, 끝없이 스크롤을 올려 5년 전 사진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그러다 손가락이 미끄러졌는지, 그 시절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고 말았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0.5초 만에 취소했지만, 이미 늦었다는 걸 안다. 좋아요는 취소해도 상대에게 알림은 이미 갔으니까. 그날 밤 한숨도 못 잤다. 다음 날 아침, 두려워하던 톡이 왔다. "혹시… 내 옛날 사진 봤어요?" 새벽에 5년 전 게시물을 봤다는 건, 밤새 염탐했다는 빼도 박도 못할 증거였다. 나는 답장 대신 폰 전원을 꺼버렸다. 그렇게 도망친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도 아닌데.

#좋아요#스토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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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편지 자동완성

용기를 내어 손편지 대신 장문의 고백 메시지를 썼다. 며칠을 다듬은 진심 어린 글이었다. 마지막 줄까지 완성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전송했다. 그런데 보낸 뒤 다시 읽어보다가 경악했다. 휴대폰 자동완성이 내가 쓴 "늘 사랑해"를 "늘 사망해"로 바꿔놓은 거였다. 그것도 편지 맨 첫 줄을. 나는 그걸 확인도 안 하고 보낸 거다. "늘 사망해"로 시작하는 고백을 받은 그 사람은, 나중에 고백 편지인 줄도 모르고 협박 편지인 줄 알았다고 했다. 경찰에 신고할 뻔했다고. 인생을 건 고백이 자동완성 오타 하나로 살인 예고가 됐다. 다행히 진심은 전해졌지만, 그 첫 줄은 두고두고 놀림감이다.

#자동완성#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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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사 확대 흔적

짝사랑하는 사람 프로필 사진을 더 자세히 보고 싶었다. 손가락으로 사진을 확대해서 구석구석 살펴보던 중이었다. 잘생긴 옆모습에 흐뭇해하다가, 화면을 캡처하려고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누른 건 캡처 버튼이 아니라 '공유' 버튼이었다. 그것도 하필 공유 대상이 본인이었다. 즉, 그 사람한테 그 사람 본인의 프로필 사진을 그대로 전송해버린 거다. 곧바로 톡이 왔다. "이거… 제 프사인데, 왜 저한테 보내신 거예요?"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아직도 못 찾았다. "실수예요"라고 하기엔 너무 구차하고, 진실을 말하기엔 너무 부끄럽다. 그 미해결 질문은 지금도 우리 톡방에 박제되어 있다.

#프사확대#오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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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 고백 다음 날

친구들과 거하게 술을 마신 밤이었다. 취기가 오르니 평소 좋아하던 그 사람 생각이 간절해졌다. 그리고 나는 폰을 들어, "너 좋아해"를 무려 30번이나 톡으로 쏟아부었다. 변주를 곁들여가며 온갖 형태로. 다음 날 아침, 숙취와 함께 밀려온 건 끔찍한 후회였다. 떨리는 손으로 톡 내역을 확인하려는데, 그 사람한테 먼저 톡이 와 있었다. 내가 보낸 고백 톡 30개를 전부 캡처해서 보낸 거였다. 그리고 한마디. "술 깨면 후회하고 없던 일로 할까 봐, 증거 남겨뒀어." 도망갈 길을 완벽하게 막아버린 거다. 빼도 박도 못하게 된 나는, 결국 그 캡처본 앞에서 진짜 고백을 다시 해야 했다. 취중진담이 운명이 됐다.

#취중톡#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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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잘못 부른 프로포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프로포즈를 하던 날이었다. 반지를 꺼내 들고 무릎을 꿇었는데, 긴장이 극에 달한 나머지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입에서 튀어나온 이름이 지금 애인이 아니라 전 여친 이름이었다. 정적이 흘렀다. 1초, 2초, 3초. 세상에서 가장 길고 끔찍한 3초였다. 나는 그대로 죽고 싶었다. 다행히 그 사람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그래서 누구한테 프로포즈하는 건데?" 하고 넘어가 줬고, 결국 받아줬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결혼 10년 차인 지금까지도, 부부싸움을 할 때마다 그날의 그 이름이 소환된다. 평생 갈 흑역사다.

#프로포즈#말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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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답장 연습 캡처

썸 타는 사람한테 어떻게 답장할지 도무지 감이 안 와서, 친구한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그 사람이 보낸 톡을 캡처하고, 내가 쓰려는 답장 초안을 적어서 "이렇게 답장하면 돼?" 하고 친구에게 보냈다. 아니, 보냈다고 생각했다. 전송하고 0.5초 뒤에 채팅방 이름을 보고 피가 식었다. 친구가 아니라, 바로 그 사람한테 보낸 거였다. "이렇게 답장하면 돼?"라는 그 메타적인 문장 그대로. 그 사람은 자기한테 보낼 답장을 자기한테 검수받은 셈이 됐다. 황급히 삭제했지만 이미 읽혔다. 나는 한동안 그 사람 얼굴을 못 봤다. 답장 하나 보내려다, 답장 연습하는 모습까지 다 들켜버린 대참사였다.

#오발송#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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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남 앞에서 넘어짐

썸 타던 사람과 길을 걷던 날이었다. 잘 보이고 싶어서 최대한 우아하게, 모델처럼 걸으려고 신경 쓰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아무것도 없는 평지에서 발이 꼬여 그대로 자빠졌다. 수습이라도 하려고 벌떡 일어나며 둘러댔다. "어? 여기 빙판이네요, 미끄러워라." 그런데 그날은 한여름, 8월의 뙤약볕 아래였다. 빙판이 있을 리가 없었다. 더 민망해졌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그 사람이 배를 잡고 한참을 웃더니, 그날 이후로 부쩍 더 다정해졌다. 나중에 들으니, 그 어설픈 변명이 너무 귀여워서 정이 들었다고 했다. 우리는 그렇게 사귀게 됐다. 흑역사가 인연이 된 셈이다.

#넘어짐#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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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 타이밍

썸의 절정, 처음으로 손을 잡은 그 로맨틱한 순간이었다. 손끝이 닿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분위기가 완벽했다. 바로 그때, 긴장이 풀렸는지 내 몸에서 소리가 났다. 그것도 아주 크게. 정적이 흘렀다. 세상이 멈춘 것 같았다. 손을 잡은 채로 굳어버린 나는, 그대로 땅이 꺼져 사라지고 싶었다. 분위기고 뭐고 다 망쳤다는 절망이 밀려왔다. 그런데 그 사람이 잠깐 멈칫하더니, 씩 웃으며 말했다. "사실 나도 아까부터 참고 있었어." 그러고는 정말로 같이 뀌었다. 우리는 손을 잡은 채 한참을 깔깔 웃었다. 그 민망한 순간에, 우리는 오히려 가장 편한 사이가 됐다. 진짜 인연은 그렇게 시작된다.

#방귀#민망
🫶 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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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외운 생일

100일을 챙기듯 그 사람 생일을 특별하게 챙겨주고 싶었다. 케이크를 예약하고, 선물을 준비하고, 깜짝 이벤트까지 완벽하게 세팅했다. 그렇게 D-day, 케이크를 들고 짠 하고 나타났다. 그런데 그 사람의 반응이 어리둥절했다. "어… 내 생일 다음 달인데?" 알고 보니 내가 생일을 한 달이나 앞당겨 잘못 외우고 있었던 거다. 케이크에 불까지 다 붙여놓고 머쓱해졌다. 그런데 그 사람이 빵 터지더니 말했다. "예행연습 제대로 했네, 한 달 뒤에 진짜로 또 해줘." 그리고 정말로 한 달 뒤, 진짜 생일에 한 번 더 챙겨야 했다. 결과적으로 그 사람은 생일을 두 번 챙겨 받은 셈이다. 내 실수가 그 사람한텐 개이득이었다.

#생일#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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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통화 카메라 방향

장거리는 아니지만, 그날따라 보고 싶어서 영상통화를 걸었다. 침대에 누워 편하게 통화를 시작했다. 그 사람은 별말 없이 차분하게 통화를 받아줬다. 30분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통화를 끊었다. 그제야 화면을 보고 깨달았다. 나는 셀카 모드인 줄 알았는데, 카메라가 후면을 향하고 있었다. 즉, 통화 내내 그 사람한테 내 얼굴이 아니라 우리 집 천장만 보여준 거였다. 그 사람은 30분 동안 아무 말 없이, 내 방 천장 벽지 무늬를 감상하며 내 목소리만 들었던 거다. 왜 말을 안 했냐고 물으니 "천장 무늬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어" 하며 놀렸다. 그날 이후로 영상통화 걸 땐 화면부터 세 번 확인한다.

#영상통화#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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